음... 내가 주목했던 부분은 분노를 "몸으로" 배웠다는 부분이라기보다는 분노는 "어떻게" 해야하는건지 배웠다는 거랄까, 셋째 단락보다는 둘째 단락, 그니까 분노란 게 어떻게 하는 건지 배울 꺼리가 있는 거라는 게 흥미로운거 같아. 왜 누구나 정부와 기득권에 술마시면서 화를 낼 수는 있지만 그게 개인적인 불만에 그칠 때랑 그런 감정들이 하나의 사회적으로 유효한 현상을 만들어낼 정도가 되었을 때는 차이가 크잖아. 나는 이런 개인의 사소한? 미약한? 감정들이 모여서 심지어는 사람들이 생계를 잇는 직장의 바탕이 될 수까지도 있는(예: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처럼) 명실상부한 하나의 힘? 부정할 수 없는 매커니즘이 되는 그런 게 흥미로운 것 같아. 어디까지 개개인이 열을 받아야 혁명이 일어나는 건지, 이런 혁명이 일어나는 데에는 국민성이라고 할 수도 있는 어떤 사회 특유의 생리도 변수로써 작용하는지 -- 왜 유난히 프랑스에서 데모가 많이 일어나는가? -- 하는 거 ㅎㅎㅎ
그리고 분노라는 감정이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서서 사회적으로 위력을 가지게 되려면 그 감정이 얼마나 크고 얼마나 진정성이 있든간에 개인의 토로만으로는 부족하고 굳이 갖다 끌어쓰자면 공공성을 가져야 한달까, 남들에게 먹히는 방법으로, 그리고 (수없이 많은!) 남들이랑 함께 행동을 해야만 한다는 것, 그러니까 분노도 하나의 established한, 그니까 역사성을 가지고 공공에게 인정받아온, 어떻게 보면 일종의 bureaucracy 관료주의? 비슷한, 방법을 통해 표출되야한다는 그런 거?
ㅇㅇ 나도 공감. 불의에 맞서는 분노하는 마음은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그게 '시위' 같은 형태로 나타나기까지는 또 얼마나 많은 이유들과 상황이 맞물려야 하는지. 2008년에 미국과의 FTA 체결 문제 때문에 전국적인 촛불시위가 일어났을 때를 생각해보면 분노에도 계기랄까(-_-?) 그런 게 필요한 거 가틈. 그 계기는 당연히 공공성을 가져야 하고 타당한 이유(단순한 타당을 넘어서서 누구라도 납득할 수 있는)도 바탕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그리고 국민성도 크게 영향을 미치지만 사회의 용인 수준, 그러니까 그 사회가 얼마나 경직되어 있냐, 아니냐에 따라서 분노의 표출이 달라지는 거라고 생각해영..? 아 이거 ㅋㅋㅋㅋㅋ 말로 풀려니까 왜케 어렵짘ㅋㅋㅋㅋㅋ
난 개인적으로 인간이 느끼는 대체의 감정들은 언어를 통해 알게 된다기보다는 몸으로 이해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는 편이고 그게 더 와닿느나고 생각함미다. 하지만 그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면 공공성 확보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겠지요. 그러고 보면 나는 언어라는 것이 존재하는 걸 참 좋아하고 말로 뭔갈 설명하기를 좋아하는 편임에 비해서 말로 얻어지는 감정에 대해서는 인색한 듯. 사건이나 생각을 이해하는 거랑 감정을 이해하는 방식은 다른 것 같아. 아무래도.